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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비밀 경찰서와 공자학원, 소프트파워와 프로파간다의 사이 어딘가콘텐츠 2023. 1. 4. 21:23
최근 중국 비밀경찰조직이 외국 영토내에서 식당 등으로 위장하여 운영되고 있다는 뉴스가 화제였다. #중국비밀경찰서
국제 인권단체인 #SafeguardDefenders 및 여러 탐사보도 매체, 언론사들이 2022년 9월 이후 비슷한 내용의 보도 및 보고를 쏟아냈다. Safeguard Defenders의 리포트(Patrol and Persuade v2, 2022년 12월)에 의하면, 위치를 특정할수는 없으나 한국내에도 저장성 난퉁시 공안에서 운영하는 비밀 경찰조직이 있다고 한다.
Patrol and Persuade v2.pdf2.34MB관심 있으신분은 리포트 원문 보시압. 내용은 언론 보도를 통해 많이 알려져 있다. (전체 영어라 읽기가 좀 구찮...) #세이프가드디펜더스
Safeguard Defenders가 12월 보고서에서 밝힌 전세계의 중국 비밀 경찰조직. 이후 한국 정부도 진상파악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고, 2022년 12월 23일 조선일보가 최초로 해당 조직이 구체적으로 어디인지 흘렸다. 어디라고 콕 찝지는 않았으나, 네티즌 수사대의 활약을 기대했겠지.. 그리고 그 예상은 적중했다. 아무래도 주인공이 중국이라 그런지 보수 언론에서 아주 신이 난 모습임. ㅋㅋ
국내 언론의 보도는 나무위키가 여윽시 잘 정리해두었다.
중국의 국외 불법 경찰조직 운영/대한민국 - 나무위키
2022년 12월 5일 이전까지 논란의 인물, 기관, 장소의 이력이 재발굴되었다.
namu.wiki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역시 영사관계에 관한 비엔나 협약(1963) 위반이라는 점이다.
제4조 영사기관의 설치
1. 영사기관은 접수국의 동의를 받는 경우에만 접수국의 영역내에 설치될 수 있다.
2. 영사기관의 소재지, 그 등급 및 영사관할구역은 파견국에 의하여 결정되며 또한 접수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3. 영사기관의 소재지, 그 등급 또는 영사관할구역은 접수국의 동의를 받는 경우에만 파견국에 의하여 추후 변경될 수 있다.
4. 총영사관 또는 영사관이, 그 총영사관 또는 영사관이 설치되어 있는 지방 이외의 다른 지방에, 부영 사관 또는 영사대리사무소의 개설을 원하는 경우에는 접수국의 동의가 필요하다.
5. 영사기관의 소재지 이외의 다른 장소에 기존 영사기관의 일부를 이루는 사무소를 개설하기 위해서도 접수국의 명시적 사전 동의가 필요하다.이 비밀 경찰조직을 영사기관으로 보든, 부영사관 또는 영사대리사무소로 보든, 기존 영사기관의 일부를 이루는 사무소 라고 보든, 접수국의 동의가 없었으므로 위법행위가 된다.
물론 해당 식당 주인은 전력을 다해 부인하고 있다. 요약하면 "그냥 도와줬을 뿐" 이라는데, 흠.. 사실 그냥 도와주는건 전혀 위법하지 않기 때문에 다른 증거가 나오지 않는다면 더이상 공격할 명분도 없다. Safeguard Defenders 측에서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법적 이슈가 될만한 발언은 매우 자제하는 모습
출처 : https://safeguarddefenders.com/ 아프거나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돕는 것 자체가 불법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 사람들을 돕게 된 계기가 어떤 고리를 어떤 이유를 통해서 수사를 하고 있던 중에 갑자기 아파서 중국으로 송환을 도왔다 이거를 어떻게 봐야 될지는 글쎄 언급을 하기는 쉽지 않지만 우리가 모두 관심을 가져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하고요.
(출처 : 김현정의 뉴스쇼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79/0003723470?sid=102 )
사실 명백한 실정법 위반 사항은 이 한가지 뿐이며 단순해 보이나, 문제가 된 중국식당 주인의 태도나 발언 및 행적, 관련된 기업과 단체, 식당 2층에서 목격됐다는 서적류 등 모든 정황들이 이 조직의 정치적 성격 및 중국 정부와의 관련성을 강하게 의심케 하고 있다.
그리고 몇년전 이슈였던 #공자학원 이 매우 연상되는거.
공자학원이 국내에서 이슈가 된 것은 아무래도 2018년 초부터인 것으로 보인다. 공자학원은 2004년도에 전세계 최초로 한국에 개업하고 이후 10년간 나름 전세계적으로 승승장구 하였으나 그 실체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너무나 무지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해석이 있겠으나.. 역시 중국이 수많은 우리나라 기업과 개인에게 기회의 땅이라는 점이 한몫 한게 아닐까. 많은 사람들이 중국에서 경제적 기회를 잡았고, 국내에서는 넘쳐나는 중국 관광객들로 관광업 뿐만 아니라 문화, 의료 분야에서도 화색이 돌았다.
국내에서 중국 견제하려는 움직임이 시작된것은 아무래도 트럼프가 당선되고, 철강 세이프가드, 화웨이 퇴출 등의 움직임이 본격화된 2017년말 이후로 보는것이 타당할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국내문화에 중국 자본이 대거 침투하고(예:조선구마사), 쌈 문화나 한복을 중국 것이라는 멍멍소리를 하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다.
그러나 외국에서는 이 수상한 어학원에 대해 이미 2010년대 초반부터 낌새를 채고 있었던것.
영화 <In the name of Confucius> 공식 포스터 다큐멘터리 영화 <공자라는 미명하에(In the name of Confucius)> 에 자세히 나온다. 영화는 2017년에 개봉했으나 내용의 사건은 2013년도이다.
https://inthenameofconfuciusmovie.com/cutting-ties-with-confucius-institutes/
Cutting Ties With Confucius Institutes | In the Name of Confucius
According to the Chinese government, there were 541 Confucius Institutes and 1,170 Confucius Classrooms in 162 countries (regions) by the end of 2019. The numbers of the CIs and CCs have decreased for the fist [...]
inthenameofconfuciusmovie.com
↑ 영화의 공식 홈페이지인데, 여러 저항을 이기지 못하고 퇴출된 공자학원 리스트를 공개하고 있다. 아무래도 북미가 많다. 유럽, 아시아는 일대일로의 영향 때문인지 소극적일수밖에 없을듯.
우리나라에는 <가면-감춰진 진실>이라는 제목으로 2021년 개봉했다.
현재 유튜브에서 2750원에 볼 수 있다. vimeo.com에서는 5900원이다 ㅜㅜ 나는 충분히 검색하지 않고 냅다 결제해버려서 5900원에 봤다. 흙흙
중국 정부가 전세계 대학교들에 자본을 대고 중국어 교육기관인 공자학원을 설립하고 있다. 책, 교사와 운영비를 모두 중국에서 보내주고, 현지 대학교는 공간만 제공하는 식이다. 표면적으로는 어학기관이나 중국의 역사, 문화를 교육하며 중화사상과 마오이즘을 전파하고 있다. 어린이용 교재에는 노골적으로 중국 공산당을 찬양하는 동요가 나오고, 달라이 라마를 악마로 표현하기도 했다고 한다.
이 영화에서 가장 문제로 지적하는 뽀인뜨는, 중국에서 선발해서 현지로 보내는 교사들에게 표현의 자유, 양심의 자유, 종교의 자유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구체적으로는, 교사를 선발할 때 파룬궁 수련자는 안된다는 계약서의 조항이 문제였다. 실제로 이 조항때문에 공자학원을 탈출하여 캐나다 맥마스터 대학의 공자학원 폐쇄를 촉발한 여성(Sonia Zhao)의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파룬궁이 어떤 것이고, 왜 문제가 되는지도 영화 내에서 간단히 설명하고 있다.
사실 이 영화만 볼때는 뭐가 문제라는 것인지, 그 고발내용이 그다지 심각하게 느껴지지가 않았다. 주인공의 입장에서는 파룬궁 수련자라는 점이 자유를 탄압하는 뽀인뜨라는 정도로만 나왔고, 이후 교육위원회 회의 장면에서는 그냥 중국 정부는 인권을 탄압한다, 위구르 독립 요구를 외면한다, 대만 문제는 언급하지 말라고 교육한다 등 익히 알려져서 별로 새로울 것도 없는 레퍼토리만을 문제삼기 때문이다. 그 점에 대해서 영화속 등장인물이 지적하기도 한다. "우리가 이라크 전쟁을 반대하지만, 미국에서 출판된 책을 안보는건 아니다"
중국 정부는 이 사업이 중국문화를 널리 알려서 소프트파워를 키우기 위한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국제정치학 교과서에도 등장하며 21세기 가장 중요한 패권요소 중 하나인 소프트파워를 추구하는게 왜 비난받을 일인가? 자본의 힘으로 한다는게 문제인 것인가? 진실을 왜곡하는게 문제인 것인가? 진실이란 원래 입장에 따라 달라지는게 아닌가? 소프트파워와 선전전(프로파간다) 사이의 선은 어디에 그어야 하는가?
결국 문제는 그게 중국이기 때문이다.
이 명제에 공감한다면, 실태나 원인, 해법에 대해서는 보수 언론들이 참 정리를 잘 해두었다. ㅋㅋ 돈맛에 길들여져 해결에 소극적인, 또는 아예 문제의식조차 없는 대학교나 교수들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53/0000029234?sid=104
전 세계 ‘공자학원’ 퇴출 바람 속 한국만 무풍지대
일본 문부과학성이 5월 말부터 와세다(早稻田)대학, 리츠메이칸(立命館)대학 등 자국 내 14개 사립대학에 설치된 ‘공자학원(孔子學院)’에 대한 실태조사에 들어갔다. 닛케이(日經)아시아 등 현
n.news.naver.com
↑ 주간조선의 특집기사.(2021년 6월). 여윽시 중국 때리는데는 형이 최고야
https://shindonga.donga.com/List/3/all/13/2075597/1
‘공자학원’에서 중국어 배우려다 ‘마오이즘’에 빠질라
“공자학원이 중국공산당 사상 선전과 스파이 활동에 이용돼 수사 대상에 올랐다. 공자학원은 미국 내 중국 유학생과 중국 민주화운동, 인권 활동과 관련된 재미 중국인 동향을 감시하는…
shindonga.donga.com
↑ 신동아 의 기획기사(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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